조명1

사진(Photography)은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빛으로 그린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빛이 필요하다’는 것은 사진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알고 있는 내용이다. 사진 촬영 시 빛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느냐에 따라서 전문 사진가와 아마추어 사진가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빛은 사진 촬영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점은 아날로그사진에서 디지털사진으로 변화한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빛의 활용방법에 있어서 아날로그사진에서는 감각과 경험이 필요했다면, 디지털사진에서는 수치화되고 과학화된 지식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전문 사진가들은 필름을 처음 구입하면, 정확한 노출과 색상의 표현을 위해여러가지 테스트를 한다. 따라서, 디지털카메라의 빛에 대한 반응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노출과 색온도 테스트를 했다.
그 후, 강한 Specular 조명과 부드러운 Diffused 조명, 조명 비율, 배경 조명, 그리고 Lighting Patterns의 효과를 테스트했으며 실외 촬영에 쓰이는 조명의 효과도 테스트 했다.

1. 노출(Exposure)
모든 사진용 필름은 빛에 대한 반응의 정도를 나타내는 감도(ISO)가 표기돼 있지만 공장에서의 필름 생산 시의 환경과 보관상태 그리고 사진가의 노출계와 카메라의 상태에 따라 개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전문 사진가들은 필름을 구입하면 자신의 여러가지 상황에 맞추어 감도 테스트를 하게 되는데 이것을 실제감도(Exposure Index) 테스트라고 한다.
한편, 모든 디지털카메라들도 빛에 대한 반응의 정도를 나타내는데 기존 필름의 감도와 같은 수치(equivalent film ISO)로 표기하고 있다.
이미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보통 컬러 네거티브 필름은 관용도가 +3 stop에서 -1 stop까지 상당히 넓으나 디지털카메라는 그에 비해 상당히 좁으므로 노출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여러가지 소프트 웨어를 사용해 보정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됨과 동시에 하일라이트 부분과 섀도우 부분의 디테일에 손상을 가져오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2. 색온도(Color Temperature)
모든 광원은 전자파를 발산하며 이들 중의 일부는 400nm에서 700nm의 가시 파장 안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이 파장에 따라서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나누어진다. 각 파장이 방출하는 전자파의 양은 광원에 따라서 분포도가 다르므로 모든 광원들은 제각기 부류에 따라서 다른 색온도를 가지게 된다. 이 색온도는 W.T. Kelvin(1824-1907)의 이름에서 명칭되어 캘빈도(K)로 표기되며 광원의 색온도가 높아질수록 방출되는 전자파의 파장은 짧아지므로 빛의 색은 파란색에 가까워진다. 이 색온도가 사진에서 중요한 이유는 컬러 필름들이 지정된 색온도를 가진 광원에서 최적의 컬러 묘사가 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주광용 컬러필름은 색온도가 5500K에 맞춰져 있고, 텅스텐용 컬러 필름은 3200K에 맞춰져 있어 컬러필름을 사용할 때는 광원의 색온도에 맞는 필름을 사용하거나 색온도 보정(LB) 필터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는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간단히 보정할 수 있다.

3. Hard and Soft Light Sources
인물 전문 사진가들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 광원의 색온도에 관계없이Hard Light(작은 반사갓을 사용한 강한 광원), Soft Light (Umbrellas나 Softboxes를 사용한 부드러운 광원), 그리고 Medium Light (Parabolic 반사갓과 같은 강한 광원과 부드러운 광원의 중간 정도의 광원) 등의 3가지 광원을 사용한다.
강한 광원은 분명하고 강한 그림자를 생성하므로 인물사진에 많이 사용되지는 않으나 주로 인물의 개성을 강조하는데 사용한다. 부드러운 광원은 부드러운 그림자를 생성해 인물의 단점을 보완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인물 사진가들은 umbrellas 나 softboxes를 사용한 부드러운 광원을 사용해 인물의 단점을 보완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다. 때때로 parabolic 반사갓과 같은 중간 정도의 광원을 사용해 인물의 개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4. 조명 비율(Lighting Ratios)
조명 비율은 일반적으로 하일라이트(Highlight) 부분과 섀도우(Shadow) 부분의 콘트라스트 비율을 말한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입사광식 노출계를 사용해 하일라이트 부분과 섀도우 부분의 밝기를 측정하는데, 측정된 콘트라스트의 비율은 일반적으로 1:2, 1:3, 1:4, 1:5, 1:8과 같이 표기하며, 1 stop의 차이는 1:2의 비율, 1과 1/2 stop의 차이는 1:3의 비율, 2 stop의 차이는 1:4의 비율, 2와 1/2 stop의 차이는 1:5의 비율, 3 stop의 차이는 1:8의 비율, 4 stop의 차이는 1:16의 비율, 5 stop의 차이는 1:32의 비율이다.
예를 들어 입사광식 노출계로 피사체를 측정한 하일라이트 부분의 빛의 밝기가 f8이고, 섀도우 부분의 밝기가 f4라고 가정한다면, 하일라이트 부분과 섀도 부분의 밝기는 2 stop의 차이가 있는 것이고, 하일라이트 부분은 섀도우 부분 보다 네배 밝아 1:4의 비율이다.
그러면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는데 가장 적절한 조명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대부분의 인물 사진가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까지 1:3의 조명 비율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테스트 해본 결과 출력된 디지털 이미지의 결과물이 다소 부드러워 보여 은염사진의 인물보다 인물의 얼굴이 더 넓어 보일 수 있는 우려가 있으므로 1:4의 조명 비율을 권한다.

5. 조명 방식(Lighting Patterns)
인물사진에 주로 사용하는 조명 방식(Lighting Patterns)에는 Split 조명, Paramount 조명, Loop 조명, 그리고 Rembrandt 조명 등 4가지 방식이 있다.
Split 조명은 인물의 강한 개성을 나타내고 얼굴의 질감을 강조하는 극적인 조명 방법으로 주 조명이 인물의 바로 옆에서 비추는 측광을 이용한 조명 방법이다. 주 조명은 Rembrandt 조명 보다 낮은 위치에서 인물을 비추고, 보조 조명은 카메라와 같은 위치이거나, 카메라의 바로 위에서 인물을 향하도록 한다. 이 Split 조명을 사용한 결과, 디지털 이미지는 은염 사진에 비해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이나, 디지털카메라의 부드러운 효과로 인해 은염 사진보다는 인물의 개성을 약간 둔화시킨다. 또한 하일라이트 부분의 디테일을 보기 힘들어 본인이 사용한 1:3의 조명 비율보다 강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Paramount 조명은 코 밑의 그림자가 코와 윗입술 중간 부분에 위치하는데 나비 모양의 그림자가 생기기 때문에 Butterfly 조명이라고도 하며, 주로 패션 촬영이나 글래머(glamour) 촬영 시 많이 사용하는 조명 방법이다. 주 조명이 피사체의 바로 앞에서 코와 45도 정도 위에 위치하고, 다른 조명 방법과는 다르게 보조 조명이 주 조명 뒤의 피사체와 같은 높이에 위치한다. 이 조명 방법은 인물의 광대뼈를 강조하고 피부의 질감을 줄여주며 좁은 얼굴형이나 계란형 얼굴과 보통의 얼굴형에 모두 적합하지만 얼굴이 넓어 보이기 때문에 사각형의 턱을 지닌 인물 촬영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조명 또한, 디지털 이미지가 은염 사진에 비해 좀더 부드러워 보인다. 보통 이 효과는 피사체의 얼굴을 더 넓어 보이게 해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지만 글래머를 촬영할 때 주로 사용하는 Paramount 조명에는 피사체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한다.
Loop 조명은 주 조명이 파라마운트 조명보다 낮은 위치에서 배경지 쪽으로 약간 이동해 피사체를 비추고 주 조명으로 인한 코 그림자의 끝부분이 코와 아래 입술 중간부분의 입술 바깥쪽에 위치한다. 그러나 Rembrandt 조명 방법이나 Split 조명 방법과는 다르게 주 조명의 하이라이트가 섀도우 부분의 눈에 들어와도 무방하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조명 방법으로 인물의 얼굴 질감과 전체적인 얼굴의 형태를 줄여주며 얼굴을 넓게 보이게 하기 때문에 좁은 얼굴형이나 눈이 깊은 얼굴에 적합하다. 따라서 여성을 피사체로 한 촬영에서 주로 많이 쓰이는 조명 방법이지만 디지털 이미지의 섀도우 부분이 은염사진 보다는 다소 밝고 전체적인 이미지가 부드러워 피사체의 얼굴이 은염사진 보다 넓어 보인다.
Rembrandt 조명은 18세기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인 렘브란트가 주로 사용했던 조명 방법으로 매우 극적인 조명 방법이다. 조명 방법은 주 조명이 카메라를 향하는 얼굴 방향과 반대편 높은 곳에 위치한다. 그러나 Loop 조명보다는 낮고 피사체 방향으로 치우치게 위치하고, 보조 조명은 카메라와 같은 위치에서 피사체를 향하도록 한다. 섀도우 부분에 역삼각형 모양의 하일라이트가 생기는 것이 큰 특징이다. 주 조명이 측광에 가까워 인물 피부의 질감을 강조하기 때문에 거친 피부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인물의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기 때문에 좁고 긴 얼굴에는 적합하지 않고 넓은 얼굴에 적합하다. 따라서 남성을 촬영하거나 로우키(low-key)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주로 사용하고 있다.

6. 배경지 (Background)
배경지의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필자는High-key(white), Medium-key(gray), 그리고 Low-key(black)의 3가지 배경지를 사용했다. High-key와 Medium-key의 배경지에는 Loop 조명을 1:4의 조명 비율로 촬영했으며, Low-key의 배경지에는 Rembrandt 조명을 1:8의 조명 비율로 촬영했다. 촬영 결과, 디지털 이미지는 순백색과 순흑색 부분의 디테일을 잃기 쉬우므로 인물의 옷의 디테일을 잃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7. Outdoor Portraiture
야외에서 인물을 촬영하는 것은 다양한 조명 상황으로 인해 실내에서 촬영하는 것 보다 조금은 조명을 조절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러한 직접적인 태양광과 반사되어 생기는 빛을 적절한 조절을 통해 충분히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조명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태양광으로 인한 조명을 더하거나 줄여주면서 조절한다. 빛을 줄여주는(subtractive) 조명 조절법은 검정색 두꺼운 종이, 나무, 그리고 벽과 같은 것을 이용해 빛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빛을 더해주는(additive) 조명 조절법은 반사판, 전자 플래시, 그리고 주변의 반사된 빛으로 인해 피사체에 빛을 더해주는 조절 방법이다. 그러나 태양광이 아주 밝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이 실내 촬영처럼 쉽지는 않다. 따라서 인물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구름이 약간 있는 흐린 날씨와 같은 태양광이 확산된 상황 아래에서 촬영하는 것이 보통이다.
필자는 야외에서의 실험을 위해 빛을 줄여주는 조명 조절법으로 대형 확산판을 사용했으며, 빛을 더해주는 조명 조절법으로는 은색과 금색의 반사판과 전자 플래시를 사용했다. 실험 결과, 필자는 이러한 조명 조절 방법들이 은염 사진과 같이 효과적으로 강한 콘트라스트를 줄여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글 : 정성원 대표 / 제이미스튜디오